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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6. 27. 22:17

2010년 6월, 컴퓨터 구입, 조립, 사용, 개조의 기록


컨셉: 작고 조용하며 전기를 아끼면서 적당한 성능을 내는 책상 위 PC

 

1. 기본 구성

 

CPU: Intel Core i3-530 2.93GHz

M/B: Zotac H55-ITX Wi-Fi

RAM: 삼성 DDR3 2GB PC3-10600

HDD: Intel X25-V 40G

ODD: 삼성 DVD writer TS-L633C

Case: In Win BQ656 (80W PSU)

 

조합은 다나와에서 Mini-ITX 케이스인 BQ656 보고 휀님의 사용기 읽으면서 시작되었다. 사실 케이스와 CPU 정해지면 선택의 여지는 거의 없다. i3 사용할 있 는 H55(H57) Mini-ITX 보드가 인텔, ECS, ZOTAC 세 가지밖에 없으니…

 

1.1. 부품의 특징



In Win BQ656 (크기: 77*223*215mm, 반대쪽 면에 2.5" HDD, ODD 장착)

 

BQ656 케이스는 독특하다. Mini-ITX 80W PSU, 그리고 전원, USB, 오디오 기능을 뽑아낸 유선 리모컨까지. 2.5인치 HDD 하나와 노트북용 슬림 ODD 메인보드 아래의 파 티션에 들어갈 있다. 모니터 등의 VESA 마운트에 장착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설계되 었기 때문에 세워 때는 괜찮지만 눕혀서 쓰면 ODD 바닥을 보고 열린다.

메인보드 위쪽의 공간도 높이가 매우 낮다. 따라서 LP 케이스를 위한 슬림 CPU 쿨러도 들어가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CPU 쿨러를 고려하지 않았다는 의미. 참고한 사용기에서  추천한대로 슬림 쿨러에 10T 팬을 올려 쓰는 것이 LGA1156 소켓 보드에서는 거의 유일 한 방법이므로 그대로 따른다.

80W라는 PSU 용량도 빠듯해 보이지만, 이상을 사용할 일은 없을 같다. 그러나 실상 PSU 앞으로의 수많은 고민과 지출의 근원이었다...

 

Core i3 GPU 포함하면서 저전력 기능이 우수하다. 그래픽카드를 따로 생각도 없고 수도 없으므로 (케이스에 슬롯이 없음) 정도면 충분하다.

 

ZOTAC 메인보드를 선택한 진짜 이유는 있지만, 괜찮은 브랜드에 Wi-Fi (802.11n) 포함이라는 점이 마음에 든다.

 

SSD 정한 것은 선택의 문제였다. 속도냐, 용량이냐. 이전의 시스템에서는 500GB 하드를 메인으로 썼기 때문에 40GB 용량은 불편할 것이다. 그러나 무소음 원칙에 의해 SSD 결정했다.(하지만 2.5인치 하드의 소음은 다른 것에 비해 무시할 있을 정도로 작다.)

 

램과 ODD 대해서는 설명이 필요 없으며, 키보드, 마우스, 모니터는 재활용한다. (다만, ODD 케이스가 아니었더라면 새로 구입하지 않고 외장형을 이용했을 것이다.) 그 리고 앞서 언급한대로 CPU 쿨러는 Ice Shield IS-i3 팬만 Evercool 80mm 10T 교체 해 사용한다. 3pin이므로 속도는 고정이며, 속도와 소음을 줄이려면 저항을 연결해야  한다.

 

1.2. 조립


공간이 좁기 때문에 쿨러가 장착된 메인보드를 제자리에 올려놓기도 조심스러웠다. 거 기다 케이스 리모컨 케이블 가닥(케이스 패널, USB, 오디오) 굵어서 각각의 자리 로 연결시키는 것도 부담스럽다. 또한 내장 PSU 전원 SATA 케이블 등은 케이스  상단의 틈을 지나 파티션으로 넘어가는데, 한마디로 비좁다.

어쨌든 완성, 그리고 전원을 넣고 켜니 돌아간다. 그런데…

 

상당히 시끄럽다. 소음의 원인은 CPU 쿨러팬과 PSU 40mm 흡기팬. 또한 OS 설치 등의 작업을 계속 하다보니 온도가 올라간다. 70도까지는 문제가 없겠지만 케이 스에서 열기가 빠져나가지 못하는 같다. 문제를 해결하기는 쉽지 않을 같다.

 

2. 고민과 시도

 

2.1. 문제점


우선 참고한 사용기에서처럼 PSU 팬을 교체해 보았다. Ice Shield NL4010SX 준비하고 PSU 꺼내려고 하니, 워낙 좁은 공간이라 메인보드를 먼저 들어내야 한다. 처음부터  다시 조립하는 기분… 그리고 PSU 분해도 처음은 정말 어렵다 (쉬울 까닭도 없지만). 어 쨌든 교체하여 작동시키니 조금은 소리가 작아진 . 대신 쿨링은 어떻게 될까?

 

결론적으로 PSU 교체의 효과는 미미했다. PSU 내부 온도에 따라 속도가 조절되는지, 사용하다 보면 소리가 점점 거슬린다. 또한 세워놓은 시스템의 하단에 있는 PSU 에서 발생하는 열기가 위로 올라오며 위쪽 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케이스가 뜨겁다(60 이상). 이런 상황에서는 2400rpm 정도의 CPU 팬에 저항을 달기도 부담스럽다.

 

요약하면, 문제점은 소음과 열이다. 소음은 CPU PSU , 열은 PSU쪽이 문제이다. (CPU 절전기술 SSD와의 문제로 C-State 사용하지 않고 EIST 활성화했다.)  CPU 소음은 저항으로 줄일 있으나 그러면 열이 심해질 같고, 케이스에 딸린  PSU 대체할 제품은 없는 상황. 난감하다.

 

2.2. PicoPSU


결국 고민 끝에 DC-DC 파워로 눈을 돌렸다. 특히 Mini-Box PicoPSU 제품들에 관심이 갔다. DC 파워를 쓰면 AC-DC 어댑터가 밖으로 나와 거추장스럽지만 대부분의 열이 그 쪽에서 발생하며, 케이스 내부 공간에도 여유가 생긴다. 그럼 어떤 제품을 쓸까?

 

작은 독립기판 모양의 DC 파워는 케이스 내부에 고정할 곳이 없으며 접착제로 붙이기도 곤란하다. 결국 메인보드 전원 커넥터에 바로 꽂는 PicoPSU 정했다. (유사한 제품 을 국내에서도 취급하고는 있으나 너무 비싸다.) 다음으로 용량 선택. 기존의 내장 PSU 80W였지만 왠지 못미더웠던 것이 사실이므로 120W 이상으로 하자. 12V 120W  150W 가격 차이가 거의 없다. PicoPSU-150-XT 배송비 포함 $38. 참고로, 커넥터 규 격은 구형 20pin 최근의 24pin 모두 시스템에 사용하는데 문제는 없다.

 

그런데 복병이 12V AC-DC 어댑터였다. 100W 이상은 4~5만원 정도로 너무 비싸다. 조금 조용하고 시원하자고 파워에 너무 많은 돈을 들이는 아닌가… 대목에서  정말로 많은 고민을 했다.

 

2.3. 19V 노트북 어댑터


12V 차량에서 바로 얻을 있는 전압이긴 하지만 그보다 대중적(?) 전압은 노트북에서 많이 쓰는 19V이다. 때문에 19V 어댑터는 종류도 많고 싸다(!). 검색 결과  inote FS-P1990C 19V 4.74A, 90W 내며 플러그 규격도 PicoPSU 맞다.


가격은 17,000(배송비 별도). 그렇다면 거기에 맞는 DC 파워는?

 


그림은 입력 전압이 가변인 Mini-Box PSU 제품들의 전압-전력 비교표이다. (이하 제품 정보와 그림은 http://www.mini-box.com/DC-DC에서 옮김.) 모든 제품이 19V 지원 하지만, 용량 가격에서 PicoPSU-120-WI-25 선택되었다. 이것은 12~25V 지원하 는 120W 제품으로 배송비 포함 $43 eBay 나와 있다(정가는 $55). DC 파워 쪽에서  돈이 들기는 하지만 어댑터가 워낙 싸니까, 그리고 입력 허용 전압이 넓다는 점도  왠지 괜찮고.

 


PicoPSU-120-WI-25

PicoPSU-120-WI-25 12-25V DC-DC ATX power supply

- Tiniest DC-DC ATX PSU

- 80watt / 120 watts peak

- 12-25V wide input

- 100% silent, fanless

- Over 94% efficiency

- Plugs directly into the ATX connector

- Compatible with most motherboards

- OSCON / POSCAP capacitors, Japan

- manufactured by mini-box.com

- ROHS compliant version

- saves space with mini-ITX motherboard

- US Pat. no 7,539,023

Price: $55.00

20pin 커넥터의 붉은 색깔이 wide input 의미한다 (12V 제품들은 노란색). 한편, CPU 전원 공급을 위한 4pin 커넥터가 없으므로, 사용하지 않을 PATA 하드용 4pin 전원커넥 터를 변환해 주는 아래와 같은 케이블이 필요하다.


 

요약하자면, PSU 부분을 전면 교체하기 위해,

DC-DC 파워: PicoPSU-120-WI-25 ($43, eBay)

AC-DC 어댑터: inote FS-P1990C (19,000, 옥션)

메인보드 4pin 변환케이블 (1,000)

이렇게 가지 부품을 새로 샀다. 7만원 이상의 비용이 들었다.

 

3. 개선된 시스템

 

3.1. 재도전과 만족


주문한 부품들 마지막으로 PicoPSU 바다 건너 오기까지 일주일이 넘게 걸렸다. $3짜리 international shipping 그렇지 . 그리고 기존 PSU 꺼내기 위해 메인보드를  먼저 빼내야 하는 귀찮음을 무릅쓰고 다시 분해, 조립. 일단 전원을 넣어 보니 문제는 없 다. 그러나…

 

PicoPSU SATA 전원 케이블이 짧다! 기존처럼 위로 넘기면 파티션의 아래쪽 SSD까지  도달하지 않는다. 어느 정도는 예상했던 문제이므로 궁리해 두었던 여러 가지 방법 을 시도해 보았지만 HDD 고정 브라켓이 워낙 아래쪽이라 연장선 없이는 불가능. 공교 롭게도 (Y 케이블이 아닌) 단순 SATA 전원 연장선은 구하기도 어렵다.

 

결국, 파티션에 중간에 뚫린 작은 구멍으로 겨우 SATA 전원 커넥터를 우겨 넣었다. (커넥터 양쪽을 커터칼로 잘라내야 했다.) 그리고 SSD 브라켓에 고정시키지 못하고 적당 히 구석으로 끼워뒀다. 좁은 공간이라 그런대로 고정되었고, SSD니까 문제는 없겠지.

 

어쨌든 연결을 마치고 시스템을 돌려보니, ! (당연한 일이지만) CPU 쿨러 소리만 조금 들린다. 이대로도 나름 만족스럽긴 하나 들인 돈에 비하면 좀… 욕심을 부려 저항 을 달아 속도를 1700rpm 수준으로 떨어뜨렸다. 정말 조용하다! 모니터 뒤에 뒀기 때 문인지 조용한 밤에도 소리가 겨우 들린다. 열은? 아래 어댑터는 미지근하고, 아래 쪽 PSU 있던 공간이 비었기 때문에 공기 순환이 좋아졌는지 케이스 상단을 제외하면  약간의 따뜻함만 느껴진다. 시간째 사용해도 Core Temp 45 수준이며, HD 동영 상을 시간 이상 돌리니 최고 70도를 기록했다.

 

3.2. 남은 문제들


그래도 불만은 있다. DC 커넥터를 고정시킬 자리가 없어서 PSU 있던 곳으로 어댑터 선과 연결만 놓았는데, 대충 절연은 시켰지만 조금 불안하다. 또한 CPU 쿨러를 고려 하지 않은 케이스라서 구멍은 뚫려 있지만 팬이 외부 공기를 제대로 끌어들이는  것이 아쉽다. 그리고 당장은 상관없지만 메인보드 전원 커넥터가 슬롯에 바짝 붙어있 어 PicoPSU 두번째 슬롯을 가리고 있다 (아래 그림처럼). 두번째 슬롯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ATX 20pin-24pin 변환케이블을 쓰면 된다.


 

4. 결론

 

시스템은 안정적으로 돌아가고 있으며 성능, 소음, 모두 만족스럽다. 이전에는 LP 케이스에 E7200 CPU, 인텔 G35 보드를 썼으나 지금의 시스템은 SSD 용량만 제외하면 모든 면에서 앞서면서 작고, 조용하고, 뜨겁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 리뷰들을 보면 i3 시스템의 idle 전력 소모가 40W 내외라고 한다. Inspector 등의 소비전력 계측 장비를 구하면 시스템을 측정해 보고 싶다.

 

굳이 '그린 IT'까지 들먹일 필요도 없다. 용량보다는 효율이 좋은 PSU 인기가 올라가고, 'W 성능' 같은 지표에 사람들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CPU 메인보드의 전력관리 기술의 중요성은 이미 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았다. 전기를 적게 쓰면 열이 발생하고 쿨링의 필요성이 줄어든다. 그리고 작게 만들거나 많이 집적시킬 있다.크기와 소음, 그리고 전력소모는 이처럼 서로 연관된 지표로서 시스템의 '진짜' 성능을 말해준다.

 

나는 항상 평범한 성능의 컴퓨터를 원한다. 내가 다음 PC 조립할 때에는 정도 크기에 지금 이상의 성능을 가진, 없는 시스템이 반드시 가능하리라 믿는다. ODD 일부의 선택 품목이 되어, '보통 PC'에서도 안에 회전하는 부품이 하나도 없어진다면? 그만큼 세상은 조용해지고 여름은 시원해질 것이다.


(귀찮음으로 인해 실제 시스템의 사진이 없어 조금 아쉬운 기록입니다.)


2010. 3. 10. 16:29

생년월일: 2010년 3월 4일 (목)

우리 집의 둘째 공주님은 (그렇다고 내가 왕이란 얘기는 아님)
태어난 지 사흘밖에 안 되었지만 똘망똘망하게 생겼다.
온 가족과 친척들이 언니만큼이나 멋있는 이름을 고민 중.

오랫만에 블로그에 들어와 글을 남기게 해 준, 여러 가지로 고마운 아기.

2009. 10. 27. 10:07
'레가툼 번영 지수 (Legatum Prosperity Index, LPI)'란 게 있답니다.
어제(26일) 연합뉴스에서 <세계 최고의 '풍요로운 나라'는 핀란드>란 제목으로 소개했는데, 당연히 우리 나라의 순위가 궁금하지 않겠어요?

그런데 그게 기사에 없더라구요. (10월26일 저녁까지는. 오늘 아침에 보니 기사를 보충했네요.)

결국 검색해서 찾았습니다.
http://www.prosperity.com/
한국의 순위는 26위, 지난해와 같은 순위로 나름 선방했네요.
그런데 분야별 순위를 보다가 Personal Freedom 항목이... 70위.

아, 그랬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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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9. 14. 10:09
더 큰 위기 감당할 준비 돼 있나 - 미디어오늘, 2009.9.12

정 교수는 "부자들이 이길 수밖에 없는 게임에 스스로 뛰어들면서 내 가족만은 살 수 있으리라는 헛된 믿음을 버려야 한다"면서 "우리 모두 살 길만 있지 나만 살 길은 없다"고 강조했다.

"우리 모두 살 길만 있지 나만 살 길은 없다" - 부자가 되려는, 게임에 이기려는, 나만 살아남으려는 사람들은 이 말을 낙오자의 자기합리화라고 무시할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런 사람이 늘어날수록 이 명제는 점점 더 참에 가까워진다.

그러나 한발짝 물러나 바라보는 나도 매 순간 선택해야 한다. 그것을 무시할지 인정할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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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7. 27. 11:24
주말에 <YAHOO>를 읽었다. 20권 완결인, 윤태호의 만화책이다.
최근 직장 동료가 그의 웹툰인 <이끼>를 추천하길래, 만화가의 이름이 기억나서 중고만화를 찾았더니 마침 한 질이 남아 있었다. 한 권에 300원, 배송비 포함 8,500원이 들었다. 새 책 두 권 값...

역시 최근에 번역판이 완결된 <라이드백>과 여러 모로 겹치는 부분이 있다.
근미래를 배경으로 과거를 이야기하는 내용,
조직의 감정 없는 톱니바퀴로 굴러갈 수 없었던 주인공들,
그러나 한편으로는 한국과 일본의 문화적 거리를 고스란히 드러내기도 한다. (남자와 여자의 차이일까?)

사회는 잠재력을 가진 개인들이 욕망을 억누르며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조직의 일원으로 성숙하기를 바라지만, 그들은 시한폭탄이 될 수도 있다. 어디서 어떻게 폭발할 지 모르는 사람들, 그들과 부대끼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 모두가 괴물같은 기계의 위험한 톱니바퀴처럼 돌아가고 있다.

공장에서 농성 중인 노동자와 경찰은 오늘도 대치 중이다.

2009. 7. 23. 11:09
어제 오전에는 못쓰는 플로피 디스크를 뜯어 일식을 관찰했다. 어린 시절 일식을 관찰했던 기억이 난다. 즐거운 순간이었다.

연구원에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이 와서 강연을 했고 (한시간쯤 듣다 나왔다),
국회에서는 미디어법이 통과되었다.

인터넷 게시판에서, '정치에 관심 갖지 않고서도 행복할 수 있다'는 글을 읽었다.
만화의 한 장면을 패러디한 '포기하면 편해... 하지마.'가 생각난다.
포기해서 행복하게 살 수 있다면 그것도 좋겠지.

아, 나는 도저히 그렇게는 못살겠다.

패러디에 의해 검색도 어려울 만큼 잊혀진 원본은 이렇다.
포기하면 끝난다는 지적 - 이렇게 불편한 교훈은 별로 인기가 없을 만도 하다.

이노우에 다케히코, <슬램덩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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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6. 30. 17:52
이런 기사가 나왔습니다.

"미디어법 근거 통계, 조작됐다"
[홍헌호 칼럼] "정보통신정책연구원, 통계 조작해 국민 속였다"
- 프레시안 2009.6.29

제게도 익숙한 이름인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의 보고서에서 통계 수치를 조작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것도 정치적으로 민감한 미디어법의 근거가 되는 자료에서 나온 조작이기에 이 문제는 연구자들에게 큰 충격이 되어야 마땅합니다.

그러나 그리 놀랍지는 않습니다. 정책 연구가 안고 있는 오래된 문제니까요.
올해 초에 나온 이 보고서의 제목은 "방송규제완화의 경제적 효과분석"이며,
기사에서 지적한 통계 조작은 두 가지입니다. 저도 보고서를 보고 자료를 검색해 가며 조작되었다는 부분을 확인했습니다.

첫번째, 영국 방송법 개정의 효과를 보여주는 표에서 2005년 TV 시장규모 수치를 부풀려 영국의 미디어 개혁효과를 과장했습니다. 아래에 보고서의 표와 OFCOM 자료의 그림을 같이 옮겼습니다. 간단히 구할 수 있는 자료임에도 2006, 2007년 통계를 제외한 거야 어떻게 넘어가겠지만, 단순한 숫자인10,621을 왜11,251로 바꿔 썼는지는... 알고 싶지 않군요.


두번째는 우리나라 방송플랫폼 시장이 선진국에 비해 작은 규모라고 주장하는 표에서 우리나라의 GDP를 조작하여 방송시장의 비중을 낮췄습니다. 한국의 2006년 GDP는 IMF의 World Economic Outlook Database에 따르면 952,034백만USD이고, KISDI 쪽에서 말하는 ITU 자료로는 888,020백만USD입니다.
따라서 방송시장의 비중은 0.92~0.98%가 옳으며, "국내 방송시장은 꾸준히 성장하는 추세이나, GDP 대비 비중은 '07년 0.67%로 선진국 수준에 미치지 못함"이라는 주장은 말이 안됩니다.


어이없는 것은, 보고서에 이어 등장하는 <표 3-3>에서 명목GDP를 8,480,446억원으로 쓰고 있다는 것입니다. 제가 가진 <2007년 방송산업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06년도의 방송시장 매출규모는 97,199억원이고, 이들 수치로 셈한 GDP 대비 비율은 1.15%에 이릅니다. (IMF 자료로도 1.07%입니다.)

실수라고 하기에는 그 의도가 너무 뻔합니다. 저는 이런 조작이 이루어질 수밖에 없는 연구 환경이 바뀌었으면 하지만, 정해진 답을 강요하는 현실을 생각해보면 한숨만 나옵니다. 나에게 저런 일이 닥쳤을 때, 어떻게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그렇군요. 정치는 이렇게 우리의 삶 속에 깊이 침투해 있었군요. 어디선가 들은,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는 말이 떠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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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6. 3. 12:00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차이라면...

오프라인은 북한 미사일에 평정되고,
온라인은 청담동 클럽 사진에 평정된다는 정도?

관리가 어려워진 학교 서버를 포기하고 textcube.com 블로그에 와서 쓰는 첫 글 치고는...

날씨도 그렇고 암울하다.
2009.6.3. 비오는 날
2009. 5. 23. 21:44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
(데살로니가전서 5:16-18)

너무 슬퍼하지 마라
미안해하지 마라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
운명이다

본질은 같은 말이지만 오늘은 후자에 마음이 머문다. 2009년 5월23일.

2009. 5. 23. 05:52
이 글은 지난 주말, 권정생 선생님이 사셨던 안동에 다녀와 남긴 사진들의 후기이다.

사람이 쓴 글은 얼마만큼 그 사람을 드러내고 있을까?

아름답고 감동적인 글을 읽으면 그 글을 쓴 작가에 대한 존경심이 생긴다. 그 사람의 마음 속에 담긴, 좋은 글로 넘쳐나는 그 무엇을 동경해서다. 훌륭한 추리소설을 읽고 나면 작가의 머리 속이 궁금해지는 것도 마찬가지다. 이런 기대는 대개 들어맞는 편인데, 그건 글과 사람, 두 가지 모두에서 가치를 갖는 작가들이 시장에서 인기가 있기 때문이기도 하겠다. 그러나 평범한 독자가 알 수 있는 작가들의 사람 됨됨이란 결국 매체를 통한 것이고 왜곡을 거칠 수밖에 없는 법이니 속 편하게 글을 텍스트 그 자체로 대하는 자세도 일리가 있다. 책으로 나온 글은 적어도 사람만큼 완전히 뒤바뀌지는 않으니까.

알 수 없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고, 더 알 수 없는 것은 그것의 변화다. 작가에게나 독자에게나. 사람이 글의 후광이 되는 것은 출판사의 마케팅으로 많이 익숙하지만 사람이 잊혀지면 글도 수명을 다한다. 사람에 대한 실망으로 글이 달리 보이는 일도 가끔 겪는다. "이완용이 글씨 하나는 잘 썼다."고 감히 얘기하는 사람은 드물다. 요컨대 글은, 예술은 그 사람 삶의 부분으로 의미가 있다는 것이 상식이다.

내가 <몽실언니>와 <강아지똥>을 감명깊게 읽은 것은 권선생님의 삶을 알기 전이다. 한참 뒤에야 나는 그분의 삶에 대해 알게 되었다. '역시 그랬구나'하고 고개를 끄덕이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사랑과 희생의 메시지는 작가가 고결한 자세로 세상을 뜰 때까지 보류되어야 한다면, 작가 뿐 아니라 독자도 피곤하지 않을까. 그런 점에서 권정생 선생님은 후배 동화작가들에게 너무 큰 짐을 지우셨다.

사람은 거짓말을 할 수 있다. 스스로를 속이며 하는 거짓말은 그 자신도 거짓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거짓말을 구별해낼 자신이 없다. 나는 글에서 그 사람의 진심을 읽을 자신이 없다. 그래서 작가의 삶으로 눈길이 간다. 그러나 그것도 남의 말이고 다른 이의 시선일 수 있다. 그리고 동시대의 사람에 대해 시간이란 담금질은 기다리기 어려운 과정이다.

당신에게는 결코 다행스런 일이 아니었겠지만 일직교회 목사님의 말씀처럼 권정생 선생님의 삶은 시험의 연속이었다. 병과 가난, 외로움. 그리고 삶의 후반에 찾아온 명예와 돈의 힘까지. (나는 굳이 '유혹'이라고 말하지 않겠다.) 어쩌면 그것은 예수님이 받았던 시험과도 비슷하다. 어느 쪽이든 가능한 선택이지만 멀리 뒤돌아보는 이에게 답은 하나뿐인 그런 문제가 아니었을까. 그래서 그분의 글은 스스로를 있는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나는 거짓말을 할 수 없었던 작가를 만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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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은 쓸데없는 물건은 하나도 만들지 않으셨어." - <강아지똥>

그리고 "오물덩이처럼 딩굴면서"에 나오는 당신의 친구들, 기훈이, 태호, 갑덕이, 옥자, 성태, 청관이, 성난이...... 그 믿음은 작가의 진심일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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