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6. 22. 22:25
[일상/독서]
가장 좋아하는 장르를 묻는다면 서슴없이 대답할 것이다. SF라고. 스페이스 오페라에서 사이버펑크까지 모든 SF는 내 시간의 도둑이었고, 나는 일상에서 격리되는 경험을 통해 진정한 '의식의 고양'을 체험했다고 하면... 좀 쑥스럽긴 하다.
아이디어회관 SF - 직지 프로젝트를 통해 작년 이맘때 나의 옛 기억을 되살려주던 이 책들을 나는 초등학교 시절 친척집에서 처음 접했다. 어찌나 부럽던지. 아시모프의 로봇 시리즈 I, Robot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다시 보니 아직 안읽어본 것들이 꽤 있다.
그리고 초등학교 4, 5학년 때였던가, 여름방학 독후감용 SF 소설 중에 항해사 랜슬롯 비그스 Biggs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우주 코미디 활극들이 기억난다. 개학하고서 각자 읽은 책들을 모두 도서실에 기증한 탓에 나는 그 해 가을을 방과후 도서실에서 혼자 킥킥거리며 보냈다. 노란색 하드커버의 그 책들... 인터넷 덕분에 작가와 출판년도는 알아냈지만, 이제 우리 나라에서는 아무도 일등항해사 비그스를 기억하지 못하나보다.
중고등학교는 훌쩍 뛰어넘어, 대학 시절부터 지금까지 SF라면 그리폰 북스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로저 젤라즈니, 어슐러 르귄, 그리고 영원한 전쟁의 조 홀드먼... 정말 맘에 드는 작가와 작품들이 많이 있었다.
구하기 진짜 힘들었던 커트 보네거트 Jr.의 작품들도 빼놓을 수는 없다. 타이탄의 사이렌에서 시작하여 제5도살장, 갈라파고스까지, 이것들은 대체 서점의 어느 구석에서 찾아야하는 건지...
그러나 나에게 가장 큰 충격을 가져다 준 작품이라면, 나는 솔라리스와 치료탑, 치료탑 혹성을 들겠다. 솔라리스야 물론 시공사에서 새로 번역되어 나왔지만 나는 청담사 판을 읽었기에... 이런 표현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그러나 나는 놀랄 만한 기적의 시대는 영원히 과거의 것이 되어버리지는 않았다는 것을 아직도 굳게 믿고 있다."
미지의 행성 솔라리스처럼, 이 소설은 독자의 마음 상태와 형편에 따라 제각각의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아니, 그럴 것이다. 나의 마음을 아무리 확장시킨들 타인의 마음은 그 안에 없으니까. 그리고 마지막으로 오에 겐자부로의 치료탑과 치료탑 혹성을 떠올려본다. 둘은 한 권의 책으로 나왔고, 내용이 이어지므로 묶어서 생각하면 된다. 나는 이 SF답지 않은 SF를 통해 정말 많은 것을 생각했다. 다 얘기하자면 나름의 개똥철학 주저리가 될 것 같고, 사실은 귀찮아 그만 두련다. 그나저나 고려원 출판사는 왜 망해버린거야.
바쁨과 게으름 탓에 내 인생에서 가장 '읽는' 책이 부족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 조만간 처가에서 마련해주신 책장이 오면 기숙사랑 베란다 박스에 있는 책들을 꺼내 잘 정리해 보련다. 오랫만에 보는 SF가 있으면 그날 밤은 한번 새도 좋을 것 같다. 그 전에 책에 곰팡이가 슬면 안되는데...
아이디어회관 SF - 직지 프로젝트를 통해 작년 이맘때 나의 옛 기억을 되살려주던 이 책들을 나는 초등학교 시절 친척집에서 처음 접했다. 어찌나 부럽던지. 아시모프의 로봇 시리즈 I, Robot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다시 보니 아직 안읽어본 것들이 꽤 있다.
그리고 초등학교 4, 5학년 때였던가, 여름방학 독후감용 SF 소설 중에 항해사 랜슬롯 비그스 Biggs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우주 코미디 활극들이 기억난다. 개학하고서 각자 읽은 책들을 모두 도서실에 기증한 탓에 나는 그 해 가을을 방과후 도서실에서 혼자 킥킥거리며 보냈다. 노란색 하드커버의 그 책들... 인터넷 덕분에 작가와 출판년도는 알아냈지만, 이제 우리 나라에서는 아무도 일등항해사 비그스를 기억하지 못하나보다.
중고등학교는 훌쩍 뛰어넘어, 대학 시절부터 지금까지 SF라면 그리폰 북스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로저 젤라즈니, 어슐러 르귄, 그리고 영원한 전쟁의 조 홀드먼... 정말 맘에 드는 작가와 작품들이 많이 있었다.
구하기 진짜 힘들었던 커트 보네거트 Jr.의 작품들도 빼놓을 수는 없다. 타이탄의 사이렌에서 시작하여 제5도살장, 갈라파고스까지, 이것들은 대체 서점의 어느 구석에서 찾아야하는 건지...
그러나 나에게 가장 큰 충격을 가져다 준 작품이라면, 나는 솔라리스와 치료탑, 치료탑 혹성을 들겠다. 솔라리스야 물론 시공사에서 새로 번역되어 나왔지만 나는 청담사 판을 읽었기에... 이런 표현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그러나 나는 놀랄 만한 기적의 시대는 영원히 과거의 것이 되어버리지는 않았다는 것을 아직도 굳게 믿고 있다."
미지의 행성 솔라리스처럼, 이 소설은 독자의 마음 상태와 형편에 따라 제각각의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아니, 그럴 것이다. 나의 마음을 아무리 확장시킨들 타인의 마음은 그 안에 없으니까. 그리고 마지막으로 오에 겐자부로의 치료탑과 치료탑 혹성을 떠올려본다. 둘은 한 권의 책으로 나왔고, 내용이 이어지므로 묶어서 생각하면 된다. 나는 이 SF답지 않은 SF를 통해 정말 많은 것을 생각했다. 다 얘기하자면 나름의 개똥철학 주저리가 될 것 같고, 사실은 귀찮아 그만 두련다. 그나저나 고려원 출판사는 왜 망해버린거야.
바쁨과 게으름 탓에 내 인생에서 가장 '읽는' 책이 부족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 조만간 처가에서 마련해주신 책장이 오면 기숙사랑 베란다 박스에 있는 책들을 꺼내 잘 정리해 보련다. 오랫만에 보는 SF가 있으면 그날 밤은 한번 새도 좋을 것 같다. 그 전에 책에 곰팡이가 슬면 안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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