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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궤변'에 해당되는 글 1건
2007. 2. 22. 22:45

요즘같이 좋은 글을 많이 접할 수 있는 시절이 없다.
인터넷 어디서든 사람들이 툭탁거리고 있는 곳에는 '글'이 있고, 그 글이 사람들을 움직인다.
평범한 사람들을 생각하고 행동(?)하게 만드는 글은 일단 '힘있는' 글이다.
어제 읽은 글이 그렇다. (밑줄은 내가 그었다. 글쓴이에 대해서는 그냥 노코멘트.)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오히려 시장경제는 자급자족 경제와는 달리 남에게 봉사해야만 유·무형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체제다. 또 우리가 매일매일 돈으로 투표함으로써, 누가 소비자인 우리에게 더 봉사를 잘하는가, 또 더 만족스럽고 품질 좋은 서비스를 받으려면 누가 생산하는 것이 좋은가를 결정하는 자율적이면서도 ‘실질적인’ 민주주의 체제다. 맛없는 음식점에 가지 않으면 결국엔 그 음식점이 문을 닫게 되듯이, 휴대폰을 우리가 사주기 때문에 이건희가 부자가 되듯이, 시장경제는 정성이 부족한 자는 외면하고 충성심이 투철한 자에게 보상을 내릴 뿐이다. 또 부를 창출함으로써 가난한 사람이나 장애인들에게 자선을 베풀 수 있는 체제다. 이보다 더 ‘인간 존중적인’ 제도는 아직 발명되지 않았다.
 - 박종운, '박종철을 두 번 죽이지 않는 길', 한겨레 2007.1.22.

밑줄 그은 표현들을 곰곰 생각해보자. '시장경제'를 꾸미기 위해 되는대로 갖다 붙인 말들이다. 운동권이니 뉴라이트니 하는걸 떠나서, 사람이 거짓말을 하고 살면 안된다.

시장경제가 실질적 민주주의 체제라니...
시장경제의 외면을 받는 사람은 정성이 부족해서라니...
시장경제가 가장 인간 존중적인 제도라니...

시장경제가 민주주의와 인간 존중이란 가치를 (돈도 안들이고) 아주 날로 먹으려 든다. ('시장경제'라고 부르지만 기실 자본주의다.) 우리가 아무리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고 있다지만 이곳이 천국은 아니다. 이건 뭐 약장수도 아니고, 시장경제가 이른바 '소비자'를 얼마나 등쳐먹고 있는지를 아는건지 모르는건지.

문제는 이런 소리에 이제는 익숙해져버렸단 사실이다.

약장수 광고를 마냥 듣고 있다보니 지갑을 꺼내게 된다. 우리 사회의 모든 문제가 그 '시장 경제'가 제대로 돌지 못해 생긴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제대로 된 시장경제'라는 것이 우리 나라 사람들에게 평등을, 보살핌을, 존중을 준 적이 있기는 했나? 밑도 끝도 없는 시장경제 찬양 주장을 들을 때마다 나는 다음의 경구를 떠올린다.

사회 정의가 없고 자유 시장 이데올로기만 있는 사회에서는 총, 탐욕, 감옥이 반드시 승리한다. - 프리먼 다이슨, "상상의 세계"

학자보다는 노동자가, 정치가보다는 서민이, 어른들보다는 아이들이 이런 사실을 더 잘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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