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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4. 5. 15:45
나도 스타크래프트를 좋아한다. 양대 방송사의 메이저급 경기는 웬만하면 다 본다. 그리고 pgr에는 거의 매일 들어가서 경기 결과를 찾아보거나 사람들의 잡담과 논쟁을 즐긴다 (오로지 구경만 한다). 당연히, 몇몇 프로게이머도 좋아한다.

최근 pgr에 "최연성의 스포츠서울 스타고백 모음집"이 올라왔다. 최연성은 현재 최강의 스타크래프트 선수 중 한명이다. 그는 자신이 프로게이머로 성장한 과정을 담담히 이야기한다. 남들과는 다른 길을 간 많은 젊은이들이 그렇듯, 그도 정규 교육과정에서 트러블을 겪었다. 그 중 한 대목이다.
고등학교 시절 담임선생님은 내가 자퇴서를 쓰는 날 이렇게 말씀하셨다. "잘 생각했다. 넌 100% 망하게 되어있어."

지금이야 최연성 선수가 이 분야에서 성공했으니 그 선생님을 비웃을 수 있다. 그러나 그때 그 주위의 모든 사람들은 아마도 똑같은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지금 그 고등학교의 다른 선생님은 선배 최연성 선수처럼 뭘해도 최고가 되라는 얘기를 한단다. 격세지감.

요 몇년간의 e-스포츠 시장처럼 급성장한 분야도 드물다. 그럼에도 프로게이머를 꿈꾸었던 많은 소년 소녀들은 몇몇 사람들의 기억에 이름만 남기고 (이름도 못남기고) 다른 삶을 찾아 떠났다. 임요환, 최연성만큼 노력을 안해서? 성공한 이들은 단지 조금 더 노력한 사람들이다. (노력이 아니라 다른 조건일수도 있겠다.) 그 선생님이 말하는 "100% 망하는 인생"이 설마 성공하지 못한 프로게이머들을 가리키는 말이었을까? 그렇다면 100% 망하는 인생과 최고의 프로게이머 사이의 간격은 그다지 넓지 않다.

일등에게는 상을, 꼴찌에게는 격려를... 도덕 교과서다운 주장은 이 사회에서 그다지 통하지 않는다. 노력을 성공으로 증명해야 하는 사회는 피곤할 것 같다는 생각은, 경쟁 논리와는 아무래도 평행선을 달리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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