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법'에 해당되는 글 2건
2007. 7. 2. 19:42
[일상/잡담]
학교 인트라넷으로 매일 수많은 메일들이 소식과 정보와 웃음을 가져다 준다.
최근 받은 두 통의 비범한 메일을 소개한다.
우리가 쓰는 한글이 무조건 세계 최고라고 자랑할 것까진 없지만, 보면 볼수록 아름다운 것은 사실이다. 맞춤법에 어긋난 표현마저 이렇게 귀엽고 심오할 수가...
첫번째 사연에서는 형식적 자치(自治)에 안주하지 않고 의식주 중 식생활(전자렌지)과 의생활(다리미)에서 진정한 의미의 자립을 성취하여 자취(自炊)회로의 변신을 도모하는 기숙사 학생들의 의지를 읽을 수 있다.
두번째 사연은 메일을 보내신 분이 안타깝게도 여자분이라서 감상을 표현하는데 '에로'사항이 많다.
아름다운 한글을 계속 이렇게 쓰신다면...
최근 받은 두 통의 비범한 메일을 소개한다.
안녕하세요.
기숙사 자취회에서 알려드립니다.
얼마전 기숙사 각 동마다 전자렌지와 다리미, 다리미 판을 구비하여 설치하였습니다. (중략)
그럼 좋은 하루 되십시요. ^^
- 기숙사 자취회 드림
안녕하세요
경영학부 OOO입니다.
다름이 아니라, 현재 재학중인 대학원생들을 대상으로 논문실적 현황을 조사하고자 합니다. 학부에서 그렇다할 논문실적 현황자료가 없기 때문에 에로사항이 많았습니다.
(후략)
우리가 쓰는 한글이 무조건 세계 최고라고 자랑할 것까진 없지만, 보면 볼수록 아름다운 것은 사실이다. 맞춤법에 어긋난 표현마저 이렇게 귀엽고 심오할 수가...
첫번째 사연에서는 형식적 자치(自治)에 안주하지 않고 의식주 중 식생활(전자렌지)과 의생활(다리미)에서 진정한 의미의 자립을 성취하여 자취(自炊)회로의 변신을 도모하는 기숙사 학생들의 의지를 읽을 수 있다.
자취(스스로 自, 불 땔 炊): 손수 (불을 때서) 밥을 지어 먹으며 생활함.
두번째 사연은 메일을 보내신 분이 안타깝게도 여자분이라서 감상을 표현하는데 '에로'사항이 많다.
애로(좁을 隘, 길 路): 좁고 험한 길; 어떤 일을 하는 데 장애가 되는 것.
아름다운 한글을 계속 이렇게 쓰신다면...
©김성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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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5. 8. 19:38
[일상/잡담]
국문법 실력 테스트에서 처참한 점수를 기록하고 변명삼아 씁니다.
혹시 안해보신 분은 잠시 시간을 내보세요.
여러분은 '만두국/만둣국', '참치국/참칫국' 어느 쪽이 맞춤법에 맞다고 알고 계시나요? 아래 글을 읽기 전에 한 번 생각해 보세요.
국립국어연구원의 묻고 답하기 게시판에 이런 질문이 올라왔습니다.
연구원의 답변은 다음과 같습니다.
그러니까, 맞춤법에 맞는 표현은 '만둣국'과 '참치 국'이라고 합니다.
왠지 좀 찝찝한 답변이 아닌가요? '참치 국'이 사전에 표제어로 올라 오면서 '참칫국'으로 바뀐다는 게... 맞춤법을 제대로 알려면 사전은 필수군요.
저는 우리말에서 된소리와 사이시옷이 너무 남발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고유어 끼리의 결합과 고유어와 한자어의 결합에서 조건만 맞으면 (한자어에도) 사이시옷을 붙이는데, 북어(北魚)+국이 '북엇국'으로 쓰인다는게 웃깁니다. ('등굣길'도 마찬가지.) 좀 더 지나다 보면 '중붓지방에 비'라는 표현도 나올지 모르겠군요. (일기예보에서 [중부찌방]으로 발음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그렇습니다.)
'-읍니다'가 '-습니다'로 바뀐 것이 꽤 오래 되었습니다. 그 전까지 '있습니다'라고 썼던 일부 사람들은 맞춤법도 모른다고 (안 지킨다고) 손가락질 받았을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저는 맞춤법은 약속이긴 하지만 그것이 무조건 옳다는 생각은 조금 위험하다고 봅니다. 지키면 서로 편한 '약속'일 뿐입니다.
pgr 여러분들이 올바른 우리말 사용에 관심이 많기에 제 생각을 적어보았습니다.
국어 시험을 준비하는 분들에게 혼란만 일으킨 것이 아닌지 조심스럽습니다.
P.S. 이 글에도 맞춤법, 띄어쓰기 오류가 꽤 있을 겁니다. 불편하지만 않다면 대충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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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글은 며칠 전 pgr21.com 자유게시판에 쓴 글입니다. (원본과 리플을 보시려면 여기)
리플로 몇 분이 의견을 적어주셨습니다. 다음은 제 생각과 다른 어떤 분의 의견으로, 현행 맞춤법이 그렇게 무원칙한 것은 아니라는 주장입니다. (고맙습니다.)
그리고 이에 대한 저의 생각입니다.
정리하자면 저의 얘기는, 한글 맞춤법이 '소리 나는대로'와 '어법'이란 두 기준을 가지다보니 사이시옷 규정이 쉽게 이해하기 어렵고 예외가 많다는 것입니다. 더불어, 합성어에서 대부분 나타나는 된소리가 듣기에 좋지도 않고, 'ㅅ' 받침이 보기에도 껄끄러우니 줄일 수 있으면 좋겠다는 개인적인 바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장맛비[장마삐, 장맏삐]'가 '장마비'를 이긴 것처럼, 된소리와 거센소리가 갈수록 늘어가는 것이 현실이니 뾰족한 대책은 없습니다.
혹시 안해보신 분은 잠시 시간을 내보세요.
여러분은 '만두국/만둣국', '참치국/참칫국' 어느 쪽이 맞춤법에 맞다고 알고 계시나요? 아래 글을 읽기 전에 한 번 생각해 보세요.
국립국어연구원의 묻고 답하기 게시판에 이런 질문이 올라왔습니다.
제목: 선짓국, 만둣국'에 대해서..
맞춤법 규정 30항에 보면 선짓국과 만둣국으로 표기를 해야 맞다고 나와 있습니다..
그럼 참치국, 수제비국, 무국, 북어국 도 모두
참칫국, 수제빗국, 뭇국, 북엇국 으로 적어야 하지 않나요..?
설명 부탁 합니다...
맞춤법 규정 30항에 보면 선짓국과 만둣국으로 표기를 해야 맞다고 나와 있습니다..
그럼 참치국, 수제비국, 무국, 북어국 도 모두
참칫국, 수제빗국, 뭇국, 북엇국 으로 적어야 하지 않나요..?
설명 부탁 합니다...
연구원의 답변은 다음과 같습니다.
제목: Re: '선짓국, 만둣국'에 대해서..
'선짓국, 만둣국' 대한 답변
한글 맞춤법 30항에서 사이시옷을 넣어야 하는 조건으로 들고 있는 것은 합성어이어야 하고 뒷말의 첫소리가 된소리로 나거나 'ㄴ', 'ㄴㄴ' 소리가 덧나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사이시옷을 넣으려면 합성어라는 조건을 만족시켜야 하는 것입니다. '참치 국', '수제비 국', '뭇국', '북엇국'이 구가 아닌 단어이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합성어인지 구인지 가리기는 쉽지 않습니다. 지금으로서는 사전의 표제어로 올라 있나 올라 있지 않은가 하는 것으로 가릴 수밖에 없지 않나 생각합니다. '뭇국', '북엇국'은 '표준국어대사전'에 한 단어로 올라 있고 뒷말의 첫소리가 된소리이므로 당연히 사이시옷을 넣어 올려 놓았습니다. 그러나 '참치 국', '수제비 국'은 표제어로 올라 있지 않습니다. '참치 국'은 구로 보아야 할 것이고 '수제비 국'은 굳이 '국'이라는 말을 붙일 필요 없이 '수제비'라고 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밑줄은 제가 그었습니다.)'선짓국, 만둣국' 대한 답변
한글 맞춤법 30항에서 사이시옷을 넣어야 하는 조건으로 들고 있는 것은 합성어이어야 하고 뒷말의 첫소리가 된소리로 나거나 'ㄴ', 'ㄴㄴ' 소리가 덧나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사이시옷을 넣으려면 합성어라는 조건을 만족시켜야 하는 것입니다. '참치 국', '수제비 국', '뭇국', '북엇국'이 구가 아닌 단어이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합성어인지 구인지 가리기는 쉽지 않습니다. 지금으로서는 사전의 표제어로 올라 있나 올라 있지 않은가 하는 것으로 가릴 수밖에 없지 않나 생각합니다. '뭇국', '북엇국'은 '표준국어대사전'에 한 단어로 올라 있고 뒷말의 첫소리가 된소리이므로 당연히 사이시옷을 넣어 올려 놓았습니다. 그러나 '참치 국', '수제비 국'은 표제어로 올라 있지 않습니다. '참치 국'은 구로 보아야 할 것이고 '수제비 국'은 굳이 '국'이라는 말을 붙일 필요 없이 '수제비'라고 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맞춤법에 맞는 표현은 '만둣국'과 '참치 국'이라고 합니다.
왠지 좀 찝찝한 답변이 아닌가요? '참치 국'이 사전에 표제어로 올라 오면서 '참칫국'으로 바뀐다는 게... 맞춤법을 제대로 알려면 사전은 필수군요.
저는 우리말에서 된소리와 사이시옷이 너무 남발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고유어 끼리의 결합과 고유어와 한자어의 결합에서 조건만 맞으면 (한자어에도) 사이시옷을 붙이는데, 북어(北魚)+국이 '북엇국'으로 쓰인다는게 웃깁니다. ('등굣길'도 마찬가지.) 좀 더 지나다 보면 '중붓지방에 비'라는 표현도 나올지 모르겠군요. (일기예보에서 [중부찌방]으로 발음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그렇습니다.)
'-읍니다'가 '-습니다'로 바뀐 것이 꽤 오래 되었습니다. 그 전까지 '있습니다'라고 썼던 일부 사람들은 맞춤법도 모른다고 (안 지킨다고) 손가락질 받았을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저는 맞춤법은 약속이긴 하지만 그것이 무조건 옳다는 생각은 조금 위험하다고 봅니다. 지키면 서로 편한 '약속'일 뿐입니다.
pgr 여러분들이 올바른 우리말 사용에 관심이 많기에 제 생각을 적어보았습니다.
국어 시험을 준비하는 분들에게 혼란만 일으킨 것이 아닌지 조심스럽습니다.
P.S. 이 글에도 맞춤법, 띄어쓰기 오류가 꽤 있을 겁니다. 불편하지만 않다면 대충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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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글은 며칠 전 pgr21.com 자유게시판에 쓴 글입니다. (원본과 리플을 보시려면 여기)
리플로 몇 분이 의견을 적어주셨습니다. 다음은 제 생각과 다른 어떤 분의 의견으로, 현행 맞춤법이 그렇게 무원칙한 것은 아니라는 주장입니다. (고맙습니다.)
참치국, 수제비국 은 [국]으로 일반적으로 발음되고 그런 음식이 흔하지 않으므로 사이시옷이 없고, 뭇국, 북엇국 등은 [무꾹, 북어꾹]으로 발음되며 많은 사람들이 즐겨먹는 음식이니 사이시옷이 있다. 북엇국의 경우 [북어국]으로 사람들이 많이 발음한다면 북어국으로 바뀔 것이다.
중부지방의 경우 우리나라의 경인지역을 말할 경우에는 [중부찌방]이라고 발음한다 (우리나라의 중간지역이 아니기 때문). 하지만 서울 중부지방이라고 할때는 [중부지방]이라고 발음한다 (중부와 지방의 의미가 살아있기 때문). 발음을 떠나서 중붓지방이라는 표기는 규정상 절대로 생겨날수 없다.
중부지방의 경우 우리나라의 경인지역을 말할 경우에는 [중부찌방]이라고 발음한다 (우리나라의 중간지역이 아니기 때문). 하지만 서울 중부지방이라고 할때는 [중부지방]이라고 발음한다 (중부와 지방의 의미가 살아있기 때문). 발음을 떠나서 중붓지방이라는 표기는 규정상 절대로 생겨날수 없다.
그리고 이에 대한 저의 생각입니다.
참치국, 수제비국에서 일반적으로 [꾹]으로 발음되지, [국]으로 발음되지는 않는다. ([국]으로 발음하는 사람이 [무꾹], [북어꾹]으로 발음할 것 같지도 않다.) 많은 사람들이 즐겨먹는다는 사실이 맞춤법에 고려될 필요가 있는지?
중부지방의 발음을 구분하는 방법은 금시초문. (사실이라면 방송사 아나운서들부터 고칠 필요가 있다.) 규정상 한자어의 합성어에 사이시옷을 쓰지 않지만, '북엇국'이 나오는 마당에 모를 일이다. 작은 사전에는 '북엇국'은 있지만 '만둣국'은 없다. 맞춤법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큰 사전이 필요한가?
중부지방의 발음을 구분하는 방법은 금시초문. (사실이라면 방송사 아나운서들부터 고칠 필요가 있다.) 규정상 한자어의 합성어에 사이시옷을 쓰지 않지만, '북엇국'이 나오는 마당에 모를 일이다. 작은 사전에는 '북엇국'은 있지만 '만둣국'은 없다. 맞춤법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큰 사전이 필요한가?
정리하자면 저의 얘기는, 한글 맞춤법이 '소리 나는대로'와 '어법'이란 두 기준을 가지다보니 사이시옷 규정이 쉽게 이해하기 어렵고 예외가 많다는 것입니다. 더불어, 합성어에서 대부분 나타나는 된소리가 듣기에 좋지도 않고, 'ㅅ' 받침이 보기에도 껄끄러우니 줄일 수 있으면 좋겠다는 개인적인 바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장맛비[장마삐, 장맏삐]'가 '장마비'를 이긴 것처럼, 된소리와 거센소리가 갈수록 늘어가는 것이 현실이니 뾰족한 대책은 없습니다.
'일상 > 잡담'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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