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잡담
정치적인 뉴스 - 누구의 말을 믿어야 하나?
느린시간
2007. 4. 17. 01:03
배달된 신문만, 눈에 띄는 인터넷 뉴스만 맘편히 읽고 지내기엔 너무나 복잡한 세상이다.
©조선일보
조선일보 2007.1.19
"부산 신항만 배후철도 노대통령 생가 앞쪽에 역 건설"
월간조선의 보도를 소개했다. 내용은 제목과 그림 그대로, 노선을 우회시키고 역을 신설해서 비용이 증가했다는 것이다.
이 기사를 찾아보게 된 이유는, 진주에 가서 아버지와 대화 중에 말이 나왔기 때문이다. 정치적 성향이 다른 아버지와 아들 사이의 흔한 대화였다. 아버지는 이 얘기를 어느 역장에게 들었다고 하셨다. 역장이 말하는데 객관적인 사실이 아니냐?
처음 듣는 얘기에 나는 사실을 더 확인해 보겠다고 했고, 철도 동호인들의 모임인 디씨인사이드 철도 갤러리를 검색했다. (더 쉬운 방법이 있을까?)
일단, 한국철도시설공단의 해명 자료에 따르면, 기본 계획 노선은 기술적으로 불가능하여 수요를 고려해 역사를 설치했고, 예산도 오히려 절감했다고 한다. 누구의 말을 믿어야 하나?
그리고 DC 철갤에서 관련글을 찾았다.
http://gall.dcinside.com/list.php?id=train&no=12058
http://gall.dcinside.com/list.php?id=train&no=12061
앞의 조선일보 보도를 누군가 올려 놓았고, 사람들의 리플이 달렸다.
굳이 결론을 내리지는 않겠다. 나를 포함한, 사람들의 선입견은 쉽게 바뀌지 않으니까.
사실은 단순하다. 노선이 바뀌어 새 역이 생겼고, 그 역이 대통령 생가와 가깝다.
이를 받아들이는 정치적 판단은 조선의 폭로와 철도공단의 해명, 두 가지 해석 중 어느 쪽을 믿느냐는 선택이다. 그 기준은 결국 현 정권에 대한 입장이 될 것이다.
나는 이 문제가 이렇게 이해되는 방식이 맘에 들지 않는다. 조선의 보도에서는 시공비용이 늘어났다고 썼고, 철도공단의 해명에서는 원래 노선이 불가능했고, 예산도 줄였다고 했다. 상충하는 두 주장의 진위는 아마도 국감에서나 확인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논쟁과 소문은 그때까지도 '대통령의 생가'를 두고 계속되리라.
정치인을 잘 뽑으니 도로가 닦이던 시절은, 국민의 마음에서도, 관료와 기자의 기억에서도 이제 잊혀질 때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