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잡담

우리 딸 바란이의 만행, 혹은 인간관계 회복 프로젝트

느린시간 2007. 4. 12. 14:23
오늘 아침 9시, 눈도 제대로 뜨지 못했는데 아내의 목소리가 들린다.
"(당신 핸드폰으로) 전화가 자꾸 와~"

누구일까? 무슨 일일까?
문자 메시지도 몇 건 와 있고, 졸업한 대학원 선배의 이름이 벨을 울리고 있다.

"어, 문교야, 호출을 남겼네, 무슨 일이니?"

다음 전화는 인턴으로 일했던 곳의 연구원이다. 그리고 거기 팀장님. 거기다 난데없는 집주인까지 전화를 -_-;;;

아무 일도 아니라고, 뭐가 잘못 간 것 같다고 해명하다보니 사건의 개요가 대충 감이 잡힌다.

"조바란!!!"

그렇다. 딸내미가 대량으로 스팸을... 부랴부랴 발신함을 확인해보니. 맙소사.

[ 호 출 ]
강OO 외19명

이넘이 전화번호부 전체를 선택하고 호출을 날린 것이다. OTL
20명이 한꺼번에 보낼 수 있는 한계였다는게 불행 중 다행. (ㄱ에서 ㄴ까지)
정신을 차리고 부랴부랴 죄송하다는 문자를 날렸다. 이런 망신이 있나...

근데 시간이 좀 지나고 보니 참 재밌다. 사정을 설명하는 문자를 보낸 다음, 사람들이 내게 보낸 답장들을 소개해 본다.

괜차나요 *^^*
그럴줄은 알고있었지^^ 좋은하루^^
ㅋㅋ형 애기 많이 컸나보네요 핸폰도 만지고 좋은 하루 되세용
문교형 맞나요? 저 OO에요 잘지내시죠?(^_^)/~
별말씀을요 아기와 함께 즐거운 하루 되세요
크 어쩐지 이상타했어요 언니는 잘지내시죠? 늘 행복한 하루되세요 ^o^
ㅋㅋ괜찮아요~~ 황사조심하세요^^

오랫만에 연락하게 된 사람들도 있다. 이맘때쯤 된 애 엄마들에게는 자주 있는 일일듯.
우리 바란이 보기에 요즘 아빠의 인간관계가 좀 팍팍해보였을까?

때릴거야?


결론: 우리 딸은 IT 업계의 효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