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 실험과 "조금 다른 세상"

오늘(10/9) 오전, 추석연휴를 끝내고 등교를 준비하려던 나는 북한이 핵 실험을 했다는 뉴스를 들었다. 그리고 며칠 전에 미국 국방장관이 했다는 말이 자꾸 떠올랐다.

"They are an active proliferator. And were they to test and were they then to proliferate those technologies we'd be living with a proliferator and obviously we'd be living in a somewhat different world."
... 북한이 핵실험을 하고, 핵기술을 퍼뜨린다면... 우리는 분명히 (지금까지와는) 다소 다른 세상에 살게 될 것이다.

Donald H. Rumsfeld가 10월3일 언급한 "somewhat different world", 말하자면 지금까지와는 조금 다른 세상이랄까... 정치인의 표현력은 놀랍다지만, 그의 선언은 내가 지금까지 "다른 세상"이라는 말에 대해 가져왔던 이미지와 느낌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그렇구나. 다른 세상이란게 그런 것일 수도 있구나... 지금까지와는 다른 세상이라는 말이 협박의 용도로 쓰일 때, 그리고 그 말을 한 주체가 세상을 바꿀 힘이 있을 때 얼마나 무서운 의미를 갖게 되는지 나는 알지 못했다. 단지 세상을 변화시킬 능력이 모자란 주체가 희망과 공상 속의 지향점을 가리키는 용도로만 그 말을 이해했다. 결국 난 "다른 세상"을 약자의 것으로만 인식했던 모양이다.

이제 "다른 세상"이 조금씩 열리고 있다. 그것은 현실이기에 나는 그 속에서 살아야만 한다.

(10/13 덧붙임. 다 좋은데 울 바란이 돌잔치까지는 좀 조용히 지내면 안되겠니? - 어느 아빠의 절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