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잡담

한나 결혼식에 다녀오다 + 선생님의 마음

느린시간 2005. 1. 10. 10:31
엊그제 토요일(1월8일)에 여동생 한나의 결혼식을 진주교회에서 치렀다. 나는 지니와 함께 아침에 출발하여 결혼식과 다음날 신혼여행 출발까지 보고 여느때처럼 부모님께 이것저것 한 상자 가득 얻어 돌아왔다.

한나는 기분이 좋아보였다. 내가 보기에도 화려한 웨딩 드레스가 맘에 들었나보다. 신랑 신부 사진은 좀 있다 정리해서 올리기로 하고,

작은 아버지가 중국에 계셔서 친척들은 주로 외삼촌과 이모들이었다. 식이 끝나고 외가쪽 식구들이 다 집에 모였는데 거실에 빙 둘러앉으니 엄청난 대가족이었다.

한나 내외는 여기 호텔에서 하루 쉬고 다음날 예배를 드린 다음, 제주도로 떠났다. 우리는 부모님과 삼천포에서 점심을 먹고 오후에 대전으로 돌아왔다.

장인 어른과 장모님도 비행기로 오신 까닭에 공항과 진주집, 교회를 여러번 운전하며 다녀서 그런지 돌아오는 길에 좀 피곤했다. 추운 날씨에 바람도 세게 불어 고속도로에서 신경을 많이 써 그런지도 모르겠다.

삼천포에 가는 길에 아버지가 사천에 사시는 어떤 선생님의 집으로 우리를 데려가셨다. 초등학교 선생님으로 은퇴하신 박연묵 선생님은 교직 생활의 모든 기록과 자료들을 다 보관하고 계셨는데 교육 박물관이라 할 만한 규모였다. 무엇보다 전시품들을 비롯하여 집 주위 텃밭에서 키우시는 나무들까지 모든 것에 오로지 '이것이 어떻게 교육에 쓰일 수 있을까'하는 마음이 담겨 있었다.

KBS 6시 내고향에 방송된 박연묵 선생님을 찾아보았다.
박선생님의 아름다운 시절이란 제목으로 소개되었고, KBS에 회원으로 가입해야 볼 수 있다.

아이들이 '평'이란 넓이의 단위를 이해할 수 있게끔 한 평 단위로 눈금이 그어진 길을 걸으며 나는 사명감이나 직업정신이란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선생님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좋은 추억을 가진 아이는 나쁜 길로 빠지지 않는다."